印 아난다팔리 마을의 ‘황소 서핑’…한 쌍의 황소를 앞세운 인도의 ‘벤허’


▲서핑은 강이나 바닷가처럼 수원이 풍부한 지역에서 하는 해양 스포츠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스)

인도 남서부의 케랄라 주에 위치한 ‘아난다팔리’ 마을에서는 매년 논밭에서 황소를 타고 서핑하는 ‘황소 서핑’ 대회가 개최된다.


서핑, 신과 대화하는 커뮤니케이션 수단


서핑은 강이나 바닷가처럼 수원이 풍부한 지역에서 하는 해양 스포츠다. 파도를 탈것 또는 맨몸으로 잡는다는 개념은 여러 지역에서 존재했다. 일반적으로 현대 서핑은 하와이를 비롯한 폴리네시아 문화에서 유래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 서핑은 문화적 의식의 일부로 서프보드를 만들고 서핑을 하는 과정을 통해 바다의 신에게 보호를 요청하는 종교적 커뮤니케이션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하와이 강제합병에 의한 서구화 및 원주민 수의 급감으로 서핑 문화도 잊혀지게 된다.


서핑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이후다. 특히 1960년대 영화 ‘기젯’과 ‘비치 보이스’ 등의 서핑 뮤직은 대중의 서핑에 대한 관심을 폭발적으로 불러일으켜 전 세계적인 서핑 붐을 일으킨다.


황소 서핑은 농업의 신?…풍부한 수원과 복잡한 수로


황소 서핑도 과거 서핑과 마찬가지로 종교적인 색채를 담고 있다. 이는 아난다팔리 마을의 전통축제인 ‘마르마디 축제’의 메인이벤트로 농업과 관련이 깊다. 황소 서핑이 개최되는 배경에는 무엇보다 지형 구조가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라비아 해로 흘러드는 44개의 강이 서로 얽혀 있는 케랄라 주의 내륙수로는 길이가 900㎞에 이른다. 열대우림 위에 촘촘히 놓인 강물은 일종의 마을을 연결하는 교통로 역할을 한다.


물길 좌우로는 높다란 야자수들이 무성하고, 수면 위에는 잡초가 떠다닌다. 아난다팔리 마을은 아두르에서 약 3㎞ 거리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선수는 한 쌍의 황소가 끄는 독특한 지게 위에 올라타, 발목 깊이까지 물이 찬 축구장 크기의 논 위를 질주한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스)

한 쌍의 황소를 앞세운 위험천만한 서핑


선수는 한 쌍의 황소가 끄는 독특한 지게 위에 올라타, 발목 깊이까지 물이 찬 축구장 크기의 논 위를 질주한다. 황소를 조종하는 서퍼와 한 쌍의 황소를 돌보는 사람 두 명을 포함해 3명이 한 팀이다. 매 경기마다 30개의 팀이 출전한다.


서퍼는 숙련된 기수로 소를 몰고 논을 따라 안정적으로 ‘서핑’해야 한다. 물론 서핑에 임하는 황소도 전문적인 사육사들에 의해 돌봐지며 경주 때는 전통 장식으로 꾸며진다.


경주는 한 번에 한 팀이 진행하며 트렉(논밭)에서 한 바퀴를 가장 빨리 도는 팀이 우승한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구경꾼들은 안전한 위치에서 전통 노래를 부르며 기수들을 응원하거나 격려한다.


경주는 8월의 수확 시즌에 개최된다. 한번 개최된 경주는 아침부터 해질녘까지 진행된다.


황소 서핑은 아난다팔리 마을에서 매우 중요한 행사로 취급된다. 경기에 참가할 기회를 얻기 위해 황소와 기수를 훈련시키는데 약 200달러에 가까운 금액을 치른다. 인도 환율로 바꾸면 약 1만 4,300 루피로, 아난다팔리 마을에서는 절대로 적은 금액이 아니다. 아난다팔리 마을사람들은 황소 서핑에 아낌없이 지원하며 비장한 각오로 경주에 임한다.


현대의 해양 스포츠 서핑은 레저 스포츠로써 과거 종교적인 의미는 다소 옅어졌다. 그러나 논밭에서 하는 황소 서핑은 배경이 바다가 아닐지언정 과거 신과 대화하려한 인간의 전통 풍습을 가장 많이 품고 있는지도 모른다.



조회 1회댓글 0개

최근 게시물

전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