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지 축구, 승리를 위해 ‘더러워질’ 용기…유럽 중심으로 300개 이상의 팀


▲유럽에서는 늪지를 필드로 활용하는 진짜 ‘늪지 축구’ 경기가 진행된다(사진=This Is Genius 유튜브 채널 스크린샷)



축구팬들 사이에서 '늪축구'라는 말이 있다. 늪축구는 양 팀의 경기력이 저하돼 늪지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것 마냥 꼴사납게 플레이하다가 한골 차이로 힘겹게 승리하는 상황을 뜻한다.


이런 상황은 전술적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팀이 끈덕지고 거친 플레이로 상대가 원하는 전략과 전술을 방해하는 것과 동시에 단순무식한 경기로 전락시키는 하향평준화 전략이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늪지를 필드로 활용하는 진짜 ‘늪지 축구’ 경기가 진행된다.


수렁 속에서 네발로 기고, 달린다


늪지 축구는 본래 운동선수나 군인들의 체력과 끈기를 향상시키기 위해 고안된 스포츠로 핀란드에서 유래됐다.


첫 공식 대회는 1998년 핀란드 챔피언십으로 13팀이 참가했다. 1999년에는 유럽 선수권 대회로 격상됐고, 무려 69개 팀으로 늘어났으며 첫 번째 월드 챔피언십이 개최됐다. 이후 세계 선수권대회는 매년 개최되며 2003년에는 무려 250개 팀이 대회에 참가했다.


경기장으로 사용되는 필드는 가로 30m, 세로 60m로 두꺼운 진흙으로 뒤덮인 수렁이다. 각 팀에는 골키퍼를 포함한 6명의 선수가 투입되며, 전반과 후반 12분 동안 진행된다.


늪지 축구는 특히 러시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고, 12개 이상의 나라 팀이 매년 세인트 근처에서 열리는 러시아 컵에 참여한다. 페테르부르크에서 승리한 팀은 이후 핀란드에서 열리는 세계 선수권 대회와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월드컵을 포함한 전 세계의 토너먼트에 참가하게 된다.




▲경기 중에는 오직 한 켤레의 신발만 신을 수 있으며 교체하는 것은 금지다(사진=픽사베이)

최악의 조건에서 최선의 실력을


늪지 축구 선수들은 훈련을 해변에서 진행하기도 한다. 젖은 모래는 무거운 진흙처럼 움직임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경기 중에는 오직 한 켤레의 신발만 신을 수 있으며 교체하는 것은 금지다. 선수들은 늪지 속에서 뒤엉키고 넘어지며 네발로 기어야 할 때도 있지만 이는 부끄러운 일로 취급받지 않는다. 따라서 경기가 중 후반으로 즈음에는 선수들의 원래 형체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진흙투성이가 된다.


늪지에서 진행되다 보니 일반 축구 경기와 같은 매끄러운 패스와 슈팅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선수들은 경기 도중 미끄러지고 부딪히며 본래 늪축구의 의미처럼 거칠게 플레이해야만 승리 할 수 있다.


다만, 각 팀은 보통 10명에서 15명의 추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교체하는 것은 제한이 없다. 또 오프사이드도 없다. 게다가 경기 출전의 조건도 제한이 없어서 누구든, 늪지에 뛰어들어 옷을 더럽힐 각오가 있는 사람이라면 참여할 수 있다.


한편, 어쩌면 당연하게도 늪지 축구는 공식적으로 FIFA와 UEFA에 속하지 않는다. 따라서 팀과 토너먼트 주최자들은 항상 스폰서를 찾아야만 하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에는 자그만치 300개 이상의 팀이 있으며 계속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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