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의 작은 추억으로 남는 모래성 쌓기. 그런데 올해 독일에서는 큼지막한 추억이 될 모래성이 탄생했다. 무려 17.66m의 모래성이 모습을 드러낸 것. 이 거대한 모래성은 종전의 세계 기록(16.68m)를 무난히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세계 모래성 쌓기 대회
화제의 모래성은 발트해 루겐섬 빈즈에서 열린 모래조각축제에서 완성됐다. 루겐섬은 이름난 해변 휴양지로 해수욕이 가능해지는 6월부터 전 유럽에서 관광객들이 몰려오는 곳이다.
루겐섬의 모래성 쌓기 대회는 2010년부터 매년 열리는 행사다. 행사철이 되면 생겨나는 기상천외한 모래성들을 보기 위해 매년 기록적인 인파가 몰려든다고 한다. 행사 관계자는 인터뷰에서 최근에는 네덜란드에서 더 많은 양의 모래를 공수해 왔다고 밝혔다. 대회의 인기가 뜨거워지면서 더 많은 모래성이 만들어졌고, 이에 기존의 해변 모래만으로는 부족해지기 시작해서라고.
이전 세계 최대 모래성 기록은?
직전 최고 기록은 2015년 완성된 16.68m의 모래성이다. 19명의 조각가가 동원된 이 거대한 성채는 전 세계 유명 랜드마크를 모래성에 전부 담는다는 야심찬 계획 하에 진행됐다. 그 결과 모래성에는 기자의 스핑크스와 베니스의 리알토 다리,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피사의 사탑, 그리고 엘비스의 무덤으로 장식됐다.
‘왕좌의 게임’을 담은 성
제작에 참여한 예술가에 따르면 이번 모래성은 축제현장에 마련된 드넓은 모래사장에서 한 달여에 걸쳐 제작됐다. 사용된 모래의 양은 11톤에 달한다. 5월부터 점점 더 아찔한 높이로 솟아오른 모래성은 마침내 2017년 독일의 두이스버그에 세워진 성에서 16.68m의 높이로 기록했던 이전 기록을 무너뜨렸다.
네덜란드, 러시아, 헝가리, 라트비아, 폴란드 출신의 예술가들이 합심해서 만든 세계 최대의 모래성은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서 모티프를 따왔다.
모래성을 심사한 심사위원 프라빈 파텔은 이 성이 말 그대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성마루에는 거대한 용이 조각됐고, 그 위로 육중한 성곽과 근사한 성문이 자리하고 있다.
4년의 기다림
모래성 쌓기 대회는 매년 개최됐지만 세계 신기록 갱신에는 무려 4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2017년, 야심만만하게 만들어진 모래성은 대회가 열리기 사흘 전에 무너졌고, 2018년에는 보호종인 새가 전년의 폐허에 둥지를 틀면서 제작이 무산되기도 했다.
두 번의 도전 끝에 기어이 모래성을 완성하는데 성공한 토마스 판 던겐은 그의 창작을 인정받아 기네스 세계기록 인증서를 받았다.
찬바람이 부는 11월까지 관람 가능해
관광객들은 찬바람이 불어오는 11월까지 세계 최대의 모래성을 관람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 행사장에는 전 세계의 예술가들이 지은 다양한 모래 조각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주최측은 이번 모래성에 대해 분명 뛰어난 예술작품이지만 영원토록 남겨둘 수는 없다고 밝혔다. 모래로 만든 구조물을 너무 오랫동안 유지할 경우 안전에도 문제가 있고 또 다른 행사에도 차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