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투아니아 출신 부부, 아내 업고 달리기 챔피언십 우승

핀란드 소도시 손카자르비에서 개최된 아내 업고 달리기 세계 챔피언십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수천 명의 팬들이 환호하는 가운데 저마다 재미있는 복장을 한 53쌍의 커플들은 1시간 동안 경주를 벌였다.
올해로 23회째를 맞은 아내 업고 달리기 챔피언십은 전 세계 수 만 명의 팬을 거느린 인기대회다. 호주, 폴란드, 영국, 미국 등에서 예선대회가 열리고 있으며 2020년부터는 중국에서도 예선전이 열릴 전망이다.
아내 업고 달리기 대회
주최측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미국, 영국, 스웨덴, 에스토니아 등 12개 이상 국가에서 예선을 거친 최정예 커플들은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에서 북쪽으로 480km 떨어진 핀란드 중부 도시인 손카자르비에서 열린 경주에 참가했다.
대회는 행사 이름에도 불구하고 꼭 참가 커플이 결혼하지 않아도 된다. 단 업힌 여성의 나이가 17세 이상이어야 하며 몸무게도 최소 49kg에서 미달되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대회에는 재미있는 규칙이 있는데, “참가한 선수에게 여성 파트너가 없을 경우 이웃집 아내를 빼앗아 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동의가 없을 경우 대회 당사국의 형법에 준수한 사법처리를 받을 수 있다.
이런 재미있는 조항이 붙은 이유는 대회의 기원에 유래한다. 아내 업고 달리기 챔피언십은 19세기 핀란드 대도적 론카이넨의 전설에서 영감을 얻었다. 론카이넨은 도적단에 입단하려는 젊은이들을 테스트하기 위해 곡식 자루나 돼지를 등에 업은 채 달리는 경주를 개최했다고 알려져 있다.
다른 역사 전문가는 해당 대회가 그 옛날 바이킹부족 시절 약탈혼 풍습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한다.

아내 업고 달리기는 코믹한 경기를 표방하고 있으나 참가한 선수들은 사뭇 진지하며 경쟁 또한 치열하다. 특히 여성 커플을 업는 방식에 대해서는 다양한 논의와 실험이 계속되는데 최근에는 여성이 남성 파트너의 어깨에 다리를 두르고 등에 거꾸로 매달리는 ‘리투아니아식’ 주법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이번 대회의 우승은 리투아니아에서 온 비토타스 커클리아우스카스와 네링가 커클리아우스키네 부부가 차지했다.
커클리아우스카스 부부는 세계 챔피언 커플인 핀란드 출신의 타이스토 미에티넨과 카타자 코바넨 커플을 내리 6번이나 물리치며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두 커플은 2005년부터 대회 라이벌로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우승한 커클리아우스카스부부는 아내의 몸무게만큼의 맥주를 부상으로 받았으며, 시상식에서 연신 환호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웃음을 주는 대회로 남고파
이 대회의 설립자인 에어로 피트카넨은 “여름에 어울리는 명랑함과 웃음을 주는 것이 대회의 취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재미있는 대회 덕분에 우리의 작은 도시(손카자르비 시)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이 즐겁다”고 강조했다.
핀란드는 이색 스포츠 강국으로 평가받는다. 신발 멀리던지기, 에어기타대회, 휴대전화 멀리던지기 챔피언십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유명대회가 핀란드에서 열린다.
또 올해부터는 헤비메탈 뜨개질 대회와 늪축구 등 새로 개최를 앞두고 있는 등 핀란드의 이색경기종목은 더욱 풍성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