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의 ‘못생김’을 겨루는 대회가 자그마치 31주년을 맞이했다.
매년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탈루마에서 열리는 ‘세계 추견 대회’는 매번 충격적인 외형을 가진 반려견의 출전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올해는 유기견 출신의 ‘스캠프’가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스캠프’의 반려인 이보네 모로네스는 우승 상금을 스캠프를 만난 보호소에 기부하며 미담을 남기기도 했다.
세계 추견 대회, 왜 열렸을까
자칫 외모에 대한 편견과 조롱으로 느껴질 수 있는 이 대회는 사실 반려 문화의 성장과 각성을 위한 목적으로 시작됐다.
대회는 ‘아름다움은 외면이 아닌 내면에 있다’는 취지와 유기견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기 위해 주최됐다.
매년 2,000~3,000명의 관중이 몰리며 이제는 세계적인 반려견 대회로 자리 잡고 있다. 대회에 참가한 대부분의 반려견은 강아지 공장, 거리 등에서 구조돼 유기견 보호소에 있다가 입양된 개들이다.
애꾸눈이거나 한쪽 다리를 절뚝이는 등의 장애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아픈 반려견을 억지로 참가시키는 것도 아니다. 대회에 참가하려면 수의사로부터 받은 건강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반려인들의 꾸준한 보살핌으로 건강한 삶을 이어가는 반려견들이 ‘개성’을 뽐내는 장인 것이다.
이외에도 행사장에는 유기견 입양 부스도 마련돼 입양을 독려하고 있다.
추견 대회 우승, 어떻게 가릴까
못생김을 뽐내는 대회라지만, 심사는 비단 못생긴 정도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반려인과 반려견의 유대감 또한 중요한 심사 기준이다. 또한 못생김에 대해서는 대회를 우승을 위해 발생 할 수 있는 학대나 의도적인 외적 변화를 방지하기 위해 ‘얼마나 자연스럽게 못생겼는가’를 평가하기도 한다.
영국의 일간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외에도 ‘공감’과 관련된 심사 기준이 몇 가지 존재한다. 첫 번째는 일반인들이 처음 반려견을 봤을 때의 반응이다. 두 번째는 주인들이 반려견에게 보여주는 애정도다.
단순히 외형적인 부분으로 참가견들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대회를 보러 온 관중들은 저마다 사연을 가진 참가견과 반려인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그들에게 환호를 보낸다. 반려견이 상처를 치료하고 새로운 인생을 사는 모습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감사하는 이들도 있다.
올해의 챔피언, 드레드락 ‘스캠프’
31주년을 맞아 지난 6월 열린 추견 대회의 우승자는 드레드락 머리 같은 난잡한 털을 뽐내는 ‘스캠프’였다.
스캠프는 많은 관중으로부터 전설적인 복싱 챔피언 ‘돈 킹’의 머리 같은 털을 가졌다는 호평과 지지를 받으며 우승을 차지했다.
스캠프는 반려인 이보네 모로네스와 7년 전 캠튼의 한 유기견 보호소에서 만났다. 유기견이었던 스캠프는 모로네스의 사랑으로 현재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또한 노인들을 위한 ‘치료 도우미 반려견’으로 일하고 있다.
유기견이었던 과거와 이를 극복하고 다른 생명에게 도움과 행복을 주는 스캠프의 사연이 그의 외모와 어우러져 우승이란 결과를 낳은 것이다.
스캠프는 외모부터 사연과 봉사 정신까지 대회의 취지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챔피언이었다.
스캠프 외에도 앞으로 어떤 사연과 어떤 외모를 가진 반려견들이 대회에 도전해 세계와 관중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줄지 기대가 쏠리고 있다.
대회가 그 목적과 공정함을 이어간다면 반려 사회의 성장에 많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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