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훈

미 국무차관의 대만 방문에 성난 중국, 군사훈련 강행

중국이 18일(현지시간) 대만을 에워싸고 강도 높은 군사훈련을 강행했다. 키스 크라크 미국 국무부 경제 담당 차관이 대만을 방문한데 따른 항의 표시다.


18일 크라크의 대만 방문날에 맞춰 중국 군용기들이 대만 서남부, 서부, 북부, 서북 공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출몰해 대만 섬 쪽으로 접근했다. 이에 대만 공군 전투기들도 출격, 무전으로 22차례 경고해 퇴거를 유도했다. 신문은 대만 전투기들이 “우리 영공에 근접했다”는 이례적 경고 표현을 썼다고 전했다. 중국 군용기들이 전보다 대만 섬에 훨씬 근접했음을 시사한 것이다.


크라크 차관은 18일 대만에 도착했으며 리덩후이 전 대만 총통의 추도식에 미국을 대표해 참석할 예정이다. 크라크 차관의 이번 방문은 지난 8월 중순 알렉스 아자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대만을 방문해 코로나바이러스 방지 대책을 논의한 지 한 달여 만에 이뤄진 것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대만 지원에 큰 상징성을 보이고 있다.


1949년 국공내전이 끝나고 중국 본토에서 대만이 분리된 이후 미국은 대만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이 1979년 공식적인 외교 관계를 맺은 이래 미국은 중국 정부의 반감을 피하기 위해 고위 관리들을 대만에 보내는 것을 크게 자제해 왔다. 중국이 '하나의 중국'이란 원칙으로 대만을 중국에 편입시키려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크라크 차관의 방문이 중국을 화나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리하이대 국제학부 부교수인 허이 난은 "리덩후이 전 대만 총통은 대만이 중국 본토와 별개의 독립체라는 생각을 표명한 최초의 대만 지도자였다"고 말했다. 그녀는 "때문에 리덩후이 전 총통은 중국이 대만에서 가장 싫어하는 사람 중 한명으로 꼽힌다. 그래서 미국이 리덩후이의 추도식에 참가하는 것은 중국의 심기를 건드는 일이다"고 덧붙였다.


미 국무부는 크라크 차관이 대만에 있는 동안 추도식 외의 일정에 대해서는 더 이상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모건 오르타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리덩후이 총통은 대만 최초의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으로서 민주주의, 경제적 번영, 개방성, 법치주의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밝혔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미국과 대만의 공식적인 교류에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미국과 대만의 어떤 형태의 공식적인 교류도 단호히 반대한다. 이런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고 덧붙였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 사설에는 '대만에 불행을 가져다주는 크라크'라는 제목으로 눈가리개를 한 엉클샘이 대만의 총통 차이잉원을 구멍으로 이끄는 만화를 게재했다. 사설은 "중국-미국 경쟁에서 대만해협이 가장 가능성이 높은 화약고가 될 것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은 지난달 알렉스 아자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의 대만 방문 당시에도 전투기를 출동시켜 무력시위를 벌였다. 지난주에는 대만 동남부 연안에서 2일간 대규모 군사훈련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미지 출처 =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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