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드라이버, 음악으로 질주하는 자동차를 따라



뜨거운 녀석들과 새벽의 황당한 저주를 통해 영국 감독으로서는 드물게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리게 된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할리우드 데뷔작이 바로 베이비 드라이버다. 베이비라는 별명을 가진 주인공은 어릴 적에 자동차 사고로 부모님을 잃었다. 이명을 갖고 있어서 항상 아이팟으로 음악을 듣는 그는 범죄 집단의 뛰어난 운전사로 활약한다. 어느날 그에게 여자친구가 생기고 베이비는 범죄의 세계에서 빠져나와 행복을 찾기 위해서 목숨을 건 마지막 질주에 나선다.



모든 리듬이 액션이 된다는 카피처럼 음악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영화다. 처음 베이비가 커피를 사러 가는 시퀀스에서 베이비의 동작에 맞춰 음악을 배치하는 솜씨가 훌륭하다. 에드가 라이트 감독은 이 장면을 찍기 위해서 수십번 테이크를 다시 갔다고 한다. 혹자는 이 영화를 가벼운 오락물로 치부하고, 사실이 그렇지만, 베이비 드라이버만의 숨은 힘이 존재한다.



이 영화에서 항상 똑같은 루틴으로 행동하는 주인공은 세상에 동화되지 못한다. 그는 사람들의 대화를 녹음해서 음악으로 만드는 취미가 있다. 이 점은 베이비를 연기한 안셀 안고트가 DJ로도 활동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무척 흥미로운 설정이다. 베이비는 타인과 정상적인 대화를 하기 힘들어하며 범죄자 집단에서도 오로지 운전만을 하는 아웃사이더로 자리한다. 범죄자들은 그를 이상하게 생각하며 시비를 걸지만 베이비는 자신만의 세계에서 벗어나질 않는다.



​이런 베이비를 세상으로 끌어준 사람이 바로 자주 가는 식당의 웨이트리스인 데보라다. 데보라는 베이비의 특이한 점에 매력을 느껴 그와 말을 주고 받다가 연인 관계로까지 발전하게 된다. 하지만 범죄에 이미 깊숙하게 몸을 담고 있는 베이비는 오히려 데보라에게 위험한 존재가 되고 만다. 베이비는 데보라를 살리기 위해서 또 그녀와 함께 자유를 찾아 떠나기 위해 질주하지만 그를 뒤쫓는 과거의 망령은 끈질기기만 하다.



처음에는 음악에 딱딱 맞아들어가는 액션 영화라는 점이, 또 도둑들이 등장하는 케이퍼 무비라는 점이 강력한 유인거리로 작용한다. 베이비 드라이버를 계속 보다 보면 어느새 음악을 넘어 베이비의 심리 상태가 영화 전반에 강력하게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베이비는 영화 속에서 언급한대로 가장 노래에 많이 나오는 이름 중 하나다. 또한 세상의 때를 이기지 못하고 자신만의 세계에서 범죄를 계속하는 주인공을 상징하는 이름이기도 하다. 그가 자신만의 껍데기를 깨고 나오고 마침내 평안을 얻어내는 장면에 도달했을 때 이 영화는 성장영화이면서 심리극이기도 하다는 점을 알게 된다.



에드가 라이트 감독은 이미 이 영화의 속편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베이비 드라이버를 재밌게 본 관객이라면 그 다음 이야기가 또 어떤 스릴감을 제공해줄지 벌써부터 궁금할 것이다. 또 베이비 드라이버에 나온 음악을 하나하나 짚어가면 들어보는 것도 꽤 유쾌한 여행이 될 것임이 틀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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