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양 탐험가 빅터 베스코보, 북극해 몰로이 해연 탐사에 성공

▲베스코보는 퇴역 해군 장교로 현재는 미국 사모 펀드 투자가이자 해저 탐험가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스)
미국의 탐험가 빅터 랜스 베스코보가 지구에서 가장 깊은 바닷속 북극해의 몰로이 해저 탐사에 성공하며 ‘오대양 해저 탐사’의 종지부를 찍었다.
베스코보는 퇴역 해군 장교로 현재는 미국 사모 펀드 투자가이자 해저 탐험가다. 해저 탐사와 투자자로 활동하며 해양 쓰레기의 심각성을 알리는데 힘쓰고 있다.
앞서 베스코보는 대서양의 푸에르토리코 해구(해저 8,648m)를 시작으로 남극해의 사우스샌드위치 해구(해저 7,235m), 인도양의 자바 해구(해저 7,290m), 태평양 마리아나 해구(1만 927m)를 탐사했다.
그리고 이번 몰로이 해연까지, 10개월 만에 오대양의 가장 깊은 곳을 모두 탐사한 최초의 탐험가로 거듭났다.
몰로이 해연 5,500m 도달…마침내 ‘챌린져 해연’ 정복
빅터 랜스 베스코보가 지난달 24일 인류 역사 최초로 북극해의 몰로이 해연 5,550m지점에 도달하면서 5개의 ‘챌린져 해연’ 탐사를 완료했다. 몰로이 해연은 그린란드와 노르웨이령 스발바르제도 사이에 있는 프램해협에 있다.
베스코보와 탐험대는 4만 6,000마일(약 7,400㎞) 이상을 항해하며 40여종의 새로운 종을 발견하고 30만㎢에 이르는 범위의 해저 지도도 작성했다. 이 지도는 2030년까지 전 세계 해저 지도를 완성하는 국제 프로젝트에 기증할 예정이다.
탐험대는 탐사 도중 해빙에 의해 목숨이 위태로운 순간에 봉착한 적도 있었다. 악천후로 다이빙이 지연돼 자칫 잘못하면 몰로이 해저 탐사가 1년이나 늦춰질 뻔 했다.
그러나 베스코보와 탐험대는 13곳에서 100여 개의 심해 착륙선을 배치하고, 500시간 이상의 고화질 영상을 심해에서 녹화했다. 또 40만 개 이상의 생물학적 샘플과 150만m의 해저 자료, 지하수 샘플을 수집해 과학자들에게 공유해 연구를 진행했다.
베스코보는 “잠수함이 얼마나 훌륭한 과학 수집 및 관찰 플랫폼이 될 수 있는지를 전 세계에 입증했다”며 “내년에는 깊은 태평양 해구로 돌아가 탐사 되지 않은 필리핀 해구에 도전할 예정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베스코보는 해양 탐사 프로젝트 ‘파이브 딥스 엑스퍼디션(Five Deeps Expedition)’를 위해 약 4,800만 달러(약 573억 원)를 투자했다.

▲베스코보와 탐험대는 13곳에서 100여 개의 심해 착륙선을 배치하고, 500시간 이상의 고화질 영상을 심해에서 녹화했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스)
세상에서 가장 깊은 바닷속을 누빈 남자
1966년생인 베스코보는 텍사스 주 달라스 출신으로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경제정치학 학사로 졸업했다. 그리고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에서 국방 및 무기통제학(정치학) 석사,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MBA 학위를 받았다.
그 후 작년 12월 대서양에서 가장 깊은 곳까지 도달한 최초의 탐험가로 등극했다. 약 5,000만 달러에 달하는 잠수함 ‘트리톤 36000/2’와 3대의 심해 로봇 탐사선을 이용해 8,375m 깊이 해저를 누볐다.
올해 2월에는 최초로 사우스 샌드위치 제도 남쪽의 남해 밑바닥까지 도달하는데 성공한다. 4월에는 잠수정을 이용해 태평양 마리아나 해구 수심 약 1만 928m 지점에 도달했다. 종전의 최고 기록 1만 912m보다 16m를 더 내려간 셈이다.
또 3주 동안 4차례에 걸쳐 잠수를 시도했고 최장 4시간 동안 해저에 머물며 미발견종 해양 생물과 암석 샘플 등을 채취했다.
그러나 베스코보는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해저 탐사를 하며 글씨가 적혀 있는 모난 금속 혹은 플라스틱 물체도 발견했다. 이는 지구의 모든 곳이 인류가 배출한 쓰레기로 오염된 것을 의미했다.
이에 베스코보는 세계가 해양 쓰레기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기를 바라며 정부도 규제 조치를 마련 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미국의 사모펀드 ‘인사이트 에퀴티 홀딩스’ 창립자이자 투자가인 베스코보는 심해 탐사에 앞서 세계 7개 대륙 최고봉에 오르고 남극점과 북극점까지 다녀온 ‘산악 그랜드슬램’ 기록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