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vs 말", 종족 초월 마라톤 대회 눈길

사람과 말이 달리기 시합을 한다면? 누가 봐도 뻔한 승부지만 진지하게 도전하는 이들이 있다. 늪지와 구릉, 언덕과 오솔길을 오가며 벌이는 인간과 말의 달리기 승부. 바로 ‘인간 대 말 마라톤(Man vs Horse marathon)’ 대회이다.


매년 여름이 올 때쯤 영국 웨일즈의 마을 란티드 웰스에는 이색적인 대회가 열린다. 1980년부터 시작된 이 대회는 벌써 40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숱한 이야기거리를 남겼다고. 처음에는 술집에서 주최한 작은 시합이었는데 이제는 매년 수 백 명의 인간과 말, 그리고 기수가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란티드 웰스에 방문한다고 한다.


대회의 기원


인간 대 말 마라톤은 1980년 지역의 명사 고든 그린이 처음 개최했다. 당시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술집에서 두 남자 사이에 벌어진 열띤 토론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두 남자 중 한 명은 당연히 인간보다 말이 빠르다고 주장했으나 다른 한 명은 그렇지 않았다. 그는 경기장 위를 달리는 게 아니라 지형이 험악한 산길이나 늪지, 혹은 언덕길이 포함된 ‘실제 길’에서는 거리가 충분할 경우 인간도 말처럼 달릴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솔깃해진 그린은 시합을 제안했으며, 해당 시합은 모두가 결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된 형태로 진행할 것을 약속했다. 이렇게 첫 번째 인간 대 말 마라톤 시합이 시작됐다. 시합 결과 예상대로 말이 승부에서 승리했으나 인간 측의 선전도 놀라웠다. 당시 말은 ‘간발의 차’로 인간을 따돌릴 수 있었다.


이후 이 흥미로운 대회를 관람하는 사람은 늘어만 갔고 2019년 대회의 경우 말과 기수 50여명, 인간 참가자 600여명이 도전하는 규모로 발전했다.


한편 최초의 인간 대 말 마라톤에 참전한 여성은 1981년 참가한 앤 킹이다. 첫 대회 바로 다음 해에 열린 대회에서 앤 킹은 코스를 완주해내며 여성 또한 말과 승부할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대회 이모저모


인간 대 말 마라톤은 포장도로나 트랙을 달리는 대회가 아니다. 대신 참가자들은 늪지, 강 여울목, 언덕, 제방길 등 대자연이 준비한 35km를 달리며 경합을 벌이게 된다. 이때 선수들은 일정거리마다 준비된 체크인 장소를 통과해야 하는데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의료진까지 대비하고 있다고 한다.


대회 우승자는 대부분 말이 차지했다. 지난 40여년 동안 대회에서 인간이 우승을 차지한 경우 단 두 번이다. 바로 2004년과 2007년 대회다. 운동 스포츠 전문가들은 인간의 선전이 놀랍다고 평가했다. 말은 평지일 경우 88km/h를 달리는데 비해 인간은 45km/h를 달리기 때문이다. 이렇듯 이동속도에서 거의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나지만, 인간측이 우수한 험지돌파능력으로 깜짝 우승을 일궈냈다.


올해의 인간 대 말 마라톤


한편 이번 대회에서는 또다시 말이 우승을 차지했다. 경주마 허비(기수 마크 애덤스)는 2시간 18분 51초로 가장 먼저 우승점에 도착했다. 가장 먼저 결승점에 도착한 인간은 영국 출신 울트라마라토너 잭 우드였으며 그 뒤로 2위는 뉴질랜드 마라토너 폴 마르텔레티가 차지했다.


과연 이 대회의 매력은 어디에 있는 걸까? 한 선수는 어째서 이 대회 참가했는지를 묻는 언론의 질문에 대해 “세상은 힘의 단위를 마력으로 센다. 자동차도 마력으로 계산한다. 하지만 정말로 말과 경주해본 경우가 있을까?”라며 “해보지 않은 일 하는 것은 늘 영감과 도전욕을 불러일으킨다”고 대답했다.




출처 : 모얌(http://www.trial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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