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창 속 수영 대회 ‘세계 늪지 스노클링 챔피언십’…남녀노소 누구나 도전


▲란티드 웰스에서 제24회 2019년 세계 늪지 스노클링 챔피언십이 개최될 예정이다(사진=위키피디아)

스노클링하면 일반적으로 푸른 바다에서 해양 생물과 여유롭게 헤엄치는 모습을 떠올린다. 그러나 영국 란티드 웰스에서는 늪지 속에서 결승점을 향해 뜨거운 승부를 가르는 ‘늪지 스노클링’이 개최된다.


다음달 25일 영국 란티드 웰스에서 제24회 2019년 세계 늪지 스노클링 챔피언십이 개최될 예정이다.


란티드 웰스는 인구 약 850명이 거주하고 있는 작은 마을이다. 이곳에서는 매년 8월 늪지 스노클링이 개최되는데, 전 세계에서 수백 명의 참가자들이 모여들 정도로 굉장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8월의 란티드 웰스는 가장 건조하고 햇볕이 강한 달 가운데 하나다. 따라서 늪지는 더욱 질척해지는데, 늪지 스노클링 대회를 개최하기에는 최적은 시기다. 진흙의 농도가 짙어 늪지 속에서 헤엄치기 난이도가 더욱 상승하기 때문이다.


결승점을 향해 늪지 속을 헤엄치는 이들을 보면, 그 뜨거운 열정에 비웃음보다는 격려와 환호가 관중들에게서 터져 나오곤 한다.


현재의 세계 챔피언은 닐 루터로 2018년 대회에서 1분 18.82초의 기록을 세워 새로운 세계 기록 보유자가 됐다. 2014년 커스티 존슨이 세운 1분 22.56초의 벽을 깨트린 기록이다.


2017년 주니어 세계 챔피언(14~17m)은 1분 58초의 맥스 다우, 여자 챔피언은 1분 41.87초의 제스 피들러다. 50대 시니어 부문에서는 1분 49초의 시간으로 이안 맥클라클린과 1분 53초의 기록으로 린다 포스터가 우승했다.


한편, 2018년에는 독일, 스웨덴, 에이레, 체코, 호주 등 국가에서 참가자가 출전해 정말로 국제적인 세계 선수권 대회로 등극했다.



맨 정신으로 시작했겠어? 만취 상태에서 낸 기발한 ‘아이디어’


늪지에서 스노클링을 한다는 발상은 1970년대 란티드 웰스 펍의 취객들 사이에서 처음 나오게 됐다. 주최 측에 따르면, 약 1970년 때로 추정된다. 당시 펍에서 술을 진탕 마신 이들이 늪지 스노클링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대담하고 정신나간 이 아이디어는 주사로만 끝나지 않고 실천으로 이어졌다.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수용해 대회를 1985년 본격적인 개최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늪지 스노클링 대회는 약 35년간 이어지게 됐다.


▲복장은 스노클링 수트외에도 일반 수영복이나 이색적인 코스츔 등 참가자가 원하는 대로 갖춰 입을 수 있다(사진=유튜브 채널 ‘Britclip’ 스크린샷)

스노클링 마스크와 오리발은 필참, 수영법은 ‘내 맘대로


선수들은 약 55m에 이르는 좁고 어두운 늪지를 최단 시간 안에 2번 완주해야 한다. 평범한 물속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적인 수영 기술도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온몸을 비틀며 꿈틀거리는 등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수영해야 한다. 하지만 스노클링에 없어서는 안 될 스노클링 마스크와 오리발은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복장은 스노클링 수트외에도 일반 수영복이나 이색적인 코스츔 등 참가자가 원하는 대로 갖춰 입을 수 있다.


경기는 주니어와 시니어 등 남녀 모두 출전이 가능하다. 현재는 최대 150여 명 가량의 참가자가 해마다 경기를 치른다. 대부분은 인근 유럽에 위치한 스웨덴과 독일, 체코 등이지만, 경기의 인지도와 명성이 높아지면서 호주 등 다른 나라에서도 많이 참여하는 추세다.


마을의 효자 행사로 거듭나


란티드 웰스는 늪지 스노클링을 시작으로 몇 년 사이에 더 많은 이벤트를 추가해 관광객 유치에 큰 성과를 보이고 있다.


가장 인기있는 활동은 바로 늪지 트라이애슬론이다. 스노클링처럼 마스크를 착용한 채 60m에 달하는 늪지 도랑을 헤엄친 후 18㎞ 달리기, 19㎞ 코스에 달하는 산악자전거로 마무리하는 방식이다.


또 산악 자전거 전차 경주, 워블리 리얼-아일 자전거 경주, 말과 인간이 경주하는 ‘인간 vs 말 마라톤’ 등 온갖 이색 대회가 열린다. 만약 스포츠에 별다른 관심이 없다면, 패션쇼를 방불케하는 팬시 드레스 콘테스트에 참가하는 것도 좋다.


펍에 모인 술꾼들이 주사를 부리며 낸 허무맹랑한 아이디어가 마을의 효자 행사가 된 것이 아이러니하다. 그러나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더러운 진창 속을 패기와 유쾌한 마인드로 거침없이 헤엄쳐 나가는 늪지 스노클링 선수들의 모습은, ‘도전’이라는 키워드의 본질을 되새기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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