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년 된 호박 화석에서 발견된 동물의 정자
적색 화살표가 호박 화석 속에서 발견된 패충류의 모습
과학자들은 1억년 된 호박 화석 조각에 숨겨져 있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동물 정자 샘플을 발견했다. 이 호박 화석은 미얀마에서 발견되었으며 호박 안에 암컷 갑각류의 몸 속에서 정자 샘플을 발견했다.
‘미얀마르시프리스 후이’라는 학명으로 명명된 이 갑각류는 이전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종으로 현대의 홍합을 닮은 패충류의 일종이다.
연구팀은 3D X선 복원 기술을 사용해 여러 개의 패충류 표본을 분석하여 그들의 신체와 생식기를 연구했다. 그중 암컷이 짝짓기 후 수컷에게서 받은 정자를 보관하는 주머니에서 1억 년 전 정자가 발견된 것이다.
연구팀의 왕희 교수는 "이 암컷은 수지에 갇히기 직전 짝짓기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이번 발견이 정자 세포가 명확하게 확인된 가장 오래된 화석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달 16일 국제학술지 ‘영국왕립학회보 B’에 발표 되었다.
지금까지 발견된 정자 중 가장 오래된 것은 남극에서 발견된 지렁이의 정자로 약 5000만 년 전 정자다. 지렁이와 거머리는 난자와 정자를 고치 형태로 방출하기 때문에 화석으로 남기 유리하다. 패충류에서는 1700만 년 전 정자가 발견된 것이 최대였는데 이번 발견으로 기록이 깨졌다.
연구팀은 대부분의 수컷 동물이 많은 수의 작은 정자를 생산하지만 이 패충류는 소수의 거대한 정자를 생산한다고 말했다. 그 크기는 자신의 몸 크기와 비슷할 정도다. 기존의 동물들은 정자의 수를 늘려 성공률을 높이는 전략이라면, 이 패충류는 정자가 클수록 수정 확률이 높아진다.
연구원들은 1억년 전 거대한 정자를 사용한 이유가 성공적인 장기 생식 전략의 증거라고 말했다. 표본의 형태학적 분석에 참여했던 마츠케-카라츠 교수는 "이 방식이 종을 장기간 유지하고 생존할 수 있는 전략임이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이번 발견이 "예상외로 오래되고 진보된 진화 전문화에 대한 전례 없는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미지 출처 = 영국왕립학회보 B>